통영 코타키나풀빌라

# 코타키나풀빌라 후기 ⭐⭐⭐⭐⭐ "바이크가 고장났다. 통영 한복판에서." 전국일주 7일차, 예상치 못한 트러블에 발목이 잡혔다. 인천에서 시작해 단양, 정선, 동해, 영덕, 포항, 경주를 무사히 거쳐왔는데 하필 통영에서 바이크에 문제가 생겼다. 정비소에 맡기고 며칠간 머물 곳을 급하게 찾다가 발견한 곳이 코타키나풀빌라였다. 솔직히 급한 마음에 예약한 거라 기대는 크지 않았는데... 하지만 이곳에서의 경험은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통영 시내에서 택시로 15분 정도, 항구로 내려가는 중간 지점에 자리잡고 있었다. 도착한 순간 주변의 고요함과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위치가 마음 한편을 스며들었다. 바이크 걱정으로 복잡했던 마음이 차츰 정리되어갔다. 며칠간 값싼 숙소들만 이용하다가 이런 곳에 발을 들이니 여행의 품격이 한층 깊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벽면에 그려진 빈티지 자동차 벽화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마치 유럽의 어느 작은 도시에 발을 내딛은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감각적이었다. 천장의 우드 슬랫과 모던한 조명이 어우러져 세련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사진을 찍기에도 좋은 배경이 되어주었다. 주방은 예상보다 훨씬 넓고 깔끔했다. 며칠간 편의점 도시락과 라면만 먹다가 제대로 된 요리를 해먹을 수 있게 되어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필요한 조리도구와 식기들이 모두 준비되어 있어서 근처 마트에서 장을 봐와 직접 요리하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었다. 냉장고도 크고 깨끗해서 며칠치 식재료를 보관하기에도 충분해 보였다. 이곳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복층 구조로 설계된 공간감이었다. 침실의 킹사이즈 침대는 구름처럼 푹신했고, 이전까지 머물렀던 게스트하우스들의 딱딱한 침대와 얇은 베개 때문에 제대로 잠을 못 자고 피로가 누적되어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깊은 잠에 빠져들 수 있었다. 며칠간 쌓인 피로가 스르르 녹아내리는 듯했고, 에어컨도 완벽하게 작동해서 정비 기간 동안 쾌적하게 머물 수 있었다. 각 층마다 OTT가 연동된 대형 텔레비전이 설치되어 있어 더욱 만족스러웠다. 첫날 저녁에는 2층 침실에서 편안히 누워 영화를 감상하며 여행의 피로를 달랬다. 이튿날 저녁에는 1층 거실에서 직접 요리한 수려한 음식들과 함께 나만의 조촐한 연회를 열었다. 통영 앞바다에서 직접 구입한 신선한 해산물과 지역 특산품들을 정성스럽게 요리하여 차려놓고, 대형 화면으로 좋아하는 드라마를 감상하는 시간은 그야말로 호사로웠다. 혼자만의 시간이지만 결코 외롭지 않았고, 오히려 진정한 휴식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듯했다. 원래는 하루만 머물고 다른 곳으로 옮기려던 계획이었지만, 이곳의 매력에 빠져들어 하루를 더 연장하게 되었다. 그만큼 이 공간이 주는 위안과 편안함이 특별하게 다가왔다. 프라이빗 수영장은 이 숙소의 가장 빛나는 보석 같은 존재였다. 수영장 물 온도가 적당해서 언제든 편하게 들어갈 수 있었고,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 없이 마음껏 수영하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었다. 이 수영장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절묘한 시야각이었다. 수영장에서는 바다와 다도해의 풍경이 훤히 보이는데, 밖에서는 내가 보이지 않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었다. 마치 나만의 전용 전망대에서 수영하는 기분이었다. 이런 프라이버시와 뷰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수영장은 처음 경험해보는 것이었다. 특히 저녁 시간에 수영장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물 위에 떠서 하늘이 온통 주황빛으로 물들어가는 모습을 보니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침에도 일찍 일어나서 수영장에서 가볍게 수영을 하고 나면 하루 종일 개운한 기분이 지속되곤 했다. 며칠간의 바이크 라이딩으로 뭉친 근육들이 수영장에서 하나하나 풀어지는 느낌이었다. 발코니로 나가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바로 앞에 아담하고 예쁜 작은 항구가 펼쳐져 있었고, 그 너머로 통영 다도해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다. 크고 작은 섬들이 가까이 또 멀리 점점이 떠 있는 모습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특히 가까운 섬들이 손에 잡힐 듯 선명하게 보여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일몰 시간에는 하늘이 온통 주황빛으로 물들면서 섬들의 실루엣이 더욱 신비롭게 다가왔다. 홀로 맥주 한 잔을 마시며 바라본 그 순간이 참으로 특별했다. 바이크 걱정도 잊게 만드는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아침에는 새소리와 함께 눈을 떴다. 커피 한 잔을 들고 발코니에 나가 바라본 아침 풍경은 그 어떤 카페보다 특별하게 느껴졌다. 작은 항구에 정박한 어선들과 아침 물안개 사이로 보이는 섬들의 모습이 한 폭의 수채화 같았다. 주변이 조용해서 도시의 소음에 지친 귀가 편안히 쉴 수 있었다. 밤하늘의 별들도 평소보다 더 밝게 보였고, 바다와 자연이 어우러진 이곳에서 진정한 치유를 경험할 수 있는 듯했다. 작은 항구와 다도해의 섬들을 바라보며 보낸 시간들은 소중하게 다가왔다. 통영 중앙시장과 동피랑 등 주요 관광지까지도 접근성이 좋아서 관광과 휴식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었다. 정말 모든 것이 완벽했다. 이 가격에 이런 퀄리티의 숙소를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바이크 문제로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지만, 코타키나풀빌라가 모든 걱정을 날려버렸다. 이곳에서의 시간이 이번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을 순간들이 되었다. 다음에 다시 여행을 온다면 주저 없이 코타키나풀빌라를 선택할 것이다. 홀로 여행하는 분들은 물론, 연인과 함께, 가족과 함께, 친구들과 함께 누가 와도 최고의 경험을 선물해줄 거라 확신한다. 특히 진정한 휴식과 치유가 필요한 분들께 진심으로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