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황토성펜션

자연과 온기가 머무는 곳, 진심으로 힐링하고 온 숙소였습니다. 처음 이곳에 발을 들이는 순간, 오래전 시골 할머니 댁에서 맡았던 풀 내음과 장작 타는 향, 그리고 멀리서 들려오는 닭 우는 소리가 그대로 되살아났습니다. 도시에서는 좀처럼 느끼기 힘든 그 정겨움에 마음이 먼저 풀어졌어요. 숙소는 황토로 지어져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포근하고, 나무 기둥 하나하나에서 세월의 따뜻함이 묻어납니다. 그냥 앉아 나무를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고요함 속에서 작은 숨소리까지 고요하게 느껴졌어요. 방 안에는 침대가 없지만, 바닥이 따뜻하게 데워져 있어 마치 찜질방에 들어온 듯, 하루의 피로가 스르르 녹아내립니다. 맨바닥에 누워 따뜻함을 온몸으로 느끼는 그 시간 자체가 참 힐링이었어요. 욕실의 샤워기에서는 용암이 솟구치듯 뜨끈한 물이 시원하게 쏟아져 나옵니다. 샤워 후에 문을 열고 마당으로 나가면, 그 찬 공기와 따뜻한 몸이 맞부딪히며 마치 야외 온천에 온 듯한 기분을 선사해요. 팬션답게 간단한 조리를 할 수 있도록 조리도구가 잘 갖춰져 있었고, 마당 주차는 6~7대 정도 가능하지만, 아래쪽 넓은 공터가 있어 주차 걱정은 전혀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주변에 펼쳐진 농사 풍경이었어요. 다양한 작물들이 자라고 있었고, 색색의 꽃들도 피어 있어 눈이 절로 즐거웠습니다. 닭도 여러 마리 키우고 계셔서, 아이들과 함께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체험 공간이 되었을 것 같아요. 사장님도 정말 정 많고 따뜻한 분이셨어요. 직접 기르신 곰취를 조금 나눠주시며, “장 찍어 드셔보세요” 하고는 손수 담근 장까지 건네주셨는데, 그 한 접시에 담긴 정성과 신선함이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이 모든 게 5월 황금연휴에, 너무도 합리적인 가격에 가능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어요. 게다가 인제 자작나무 숲까지는 차로 15분, 인제읍까지는 20분이면 도착하는 거리라 위치도 아주 좋았구요. 강원도를 다시 찾는 날이 온다면, 꼭 이곳에 다시 머물고 싶습니다. 단순한 숙박이 아닌, 마음까지 머물다 온 그런 시간이었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