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어때 블랙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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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라이트풀 포토그래퍼 버즈|에디터 루나

600년된 느티나무를 보호수로 품고 있는 공주 중흥 저수지. 그 앞 고요한 부지에 새하얀 건축물의 입면이 이방인을 반기듯 빛난다.

유럽의 어느 가정집 같기도, 80년 대 복고 영화에 나오는 세트 같기도 한 이 2층 건물은 독특한 미적 요소가 가득한 독채, 라이트풀이다. 보편적인 색감에서 벗어난 컬러와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채워낸 공간은 이국적이고 또 강렬하다.

에메랄드처럼 푸르게 빛나는 블루를 입은 스테이, 생명력 넘치는 공주의 자연에 둘러싸인 독채, 라이트풀의 내면을 들여다볼 시간.

블랙 포인트.

MID-CENTURY INTERIOR

톤온톤 ‘블루’를 녹인 미드 센추리 인테리어

PRIVATE VILLA

공주 자연에 둘러싸인 프라이빗 풀빌라

INSIDE POOL

중흥저수지 전망의 와이드 실내 풀

BBQ & FIRE ZONE

야외 정원 한 가운데서 누리는 바비큐와 불멍

시그니처 룸.

문을 열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화이트 컬러의 향연. 일체의 군더더기를 배제한 공간은 담백하고 단순하다.

첫인상을 완성해 준 건 다름 아닌 컬러. 벽과 바닥까지 공간을 둘러싼 모든 면을 같은 톤의 화이트로 조색해 실제 평형보다 크고 개방되어 보이게 했다. 여백이 주는 아름다움을 그야말로 제대로 활용한 공간이다.

공간 곳곳에 아기자기한 소품을 배치해 개성을 살렸다. 톤온톤 블루 컬러 오브제와 깨끗한 화이트. 채도 높은 두 색이 어우러져 차분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라이트풀 고유의 분위기를 만든다.

1층은 크게 두 공간으로 나뉜다. 거실과 주방. 먼저 우측에 자리한 거실이다. 스트라이프 소파가 눈길을 끈다. 크레파스로 색칠한 듯 큼직한 블루 패턴이 액티브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소파 앞, 창문은 라이트풀 고유의 캄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 벽면 전체를 창으로 낸 덕에 정원과 그 너머 저수지, 햇볕 등 자연의 흐름을 실내로 끌어 들여 오기 때문.

소파 옆에는 붙박이 선반을 설치했다. 블루투스 스피커와 각종 기기 리모컨, 소품 등이 놓인 선반은 미니멀한 인테리어를 연출하면서 협소한 공간을 십분 활용한 실용도 만점의 아이템이다.

블루와 레드, 개성 있는 패턴의 하트 쿠션이 놓인 2인 소파와 플랜테리어도 제 역할을 톡톡이 하고 있다. 레드와 블루, 그린 컬러가 공간에 색채를 부여하면서 이국적인 맵시까지 더한다. 이렇게 소품의 매치를 통해 강약을 조절하는 것이 라이트풀이 전개하는 인테리어 방식이다.

대형 창문은 빔 프로젝터를 볼 수 있는 스크린이기도 하다. 커튼을 치고 스크린을 내리면 소형 영화관에 온 듯 코지한 분위기에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쪽에 마련된 또다른 공간인 주방. 중앙에 테이블을 두어 거실과 주방의 영역을 나눴다.

주방은 톤 다운된 블루와 아이보리 컬러가 믹스된 붙박이장과 냉장고 등의 가구로 따뜻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가 감도는 공간을 연출했다.

창 너머 빛이 포근한 분위기를 더하는 조리대. 화이트 수조와 식기세척기, 수납장을 맞춤형 가구에 빈틈없이 매칭해 동선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조리대 한 켠에 모아 놓은 복고풍 식기. 유리와 세라믹, 우드 등 각기 다른 소재와 컬러, 다양한 사이즈의 식기는 이곳에서의 조리 시간을 더 즐겁게 해줄 요소다.

주방 옆쪽으로 난 복도의 노란 문이 시선을 끈다. 1층의 메인 침실로 이어지는 문이다.

문을 여니 아늑한 공간이 반긴다. 퀸 사이즈 침대 옆에 옷장을, 벽에는 붙박이 TV를 걸어 좁은 공간을 십분 활용했다. 잠이 솔솔 올 수 밖에 없는 코지한 감성으로 가득하다.

손 뻗으면 바로 닿을 거리에 있는 협탁과 조명, 그리고 머리맡 양측에 놓인 케이블. 누워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위치에 자리한다. 작은 동선까지도 고안해 조성한 공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침실 우측에 자리한 다용도실과 욕실. 욕실로 이어지는 길목에 세면대와 세탁기, 건조기를 두었다. 체스 판을 닮은 바닥의 블루 격자 패턴은 유쾌하면서도 유니크하다.

스카이블루와 화이트 테라코타로 디자인한 욕실. 편안함과 실용성을 모두 챙긴 공간으로, 해바라기 수전과 어메니티만을 비치했다. 어메니티는 재생 용기에 넣어 제공된다.

2층으로 올라갈 시간이다. 거실 좌측 끝 미니 소파 뒤편의 계단은 서브 침실로 이어진다.

퀸 사이즈 베드 2개가 놓인 서브 침실은 간결하면서도 트렌디하다. 스트라이프 패턴의 침구로 특유의 블루 감성을, 포스터와 아기자기한 카드 등으로 복고적인 분위기를 살렸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처럼 데칼코마니마냥 대칭되는 조명과 침대의 비치가 안정감을 부여하는 것은 물론, 잘 세팅된 촬영지에 온 것 같은 유쾌한 기분을 전달한다.

좌측 아치형 문 너머에는 또 다른 욕실이 자리한다. 1층 욕실과 동일한 구조이되, 차분한 그린 컬러 인테리어로 약간의 차이를 두었다.

침대 정면 방향으로 낸 대형 창문 덕에 방안은 밝음으로 가득하다. 저수지와 산맥, 하늘 등 공주가 담은 자연의 뷰가 환상적인 휴식의 시간으로 안내한다.

부대시설.

2층 창 너머로 보이는 1층의 바비큐 & 불멍 존. 건물 측면 지붕 아래 조성한 덕에 비와 햇볕은 피하되, 잔디 정원과 야외 감성은 오롯하게 즐길 수 있다.

하늘색 벤치와 캠핑 의자, 스토브 주변을 둘러싼 주황색 타일에서 야외 캠핑 무드가 물씬 묻어난다. 또 화분을 가벽 처럼 측면에 두어, 좀 더 아늑한 불멍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했다.

6인 이상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우드 테이블과 바비큐 그릴, 추위에 대비할 수 있는 스탠딩 난로가 보다 따스한 시간을 선사한다.

욕실 옆 공간은 라이트풀의 아이덴티티이자 하이라이트인 실내 수영장이다. ‘라이트풀(Light Pool)’의 상호와 전체적인 공간 인테리어는 모두 이 수영장을 모티브로 설계했다.

오직 수영장과 작은 의자뿐이지만, 비어 있기 보다는 되려 가득 찬 느낌이다. 야외 풍경을 실내로 끌어 들이 듯, 코너로 낸 대형 창문 덕 분이다. 하늘을 닮은 푸른 물빛이 공간에 입체적인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한켠의 인조 야자나무와 우드 소재의 벤치, 레트로한 배색의 튜브가 휴양지 감성을 전한다. 인스타그래머블한 사진을 남길 수 있게 해주는 요소다.

에디터팁.

도착했다면 거실 테이블에서 하늘색 다이어리를 찾아보자. 하늘색 털로 장식한 다소 귀여운(?) 비주얼의 이 노트는 각 공간과 기기에 대한 가이드와 사용법으로 가득 채워진 시크릿 북이다. 진정 라이트풀을 제대로 즐기고자 한다면, 이 친절한 가이드북을 놓치지 말 것.

에디터 스토리.

깊은 몰입이 주는 해방 사색은 묻어둔 것을 흘려 보내며 스스로에게 ‘해소’와 ‘멈춤’의 기회를 주는 과정이다. ‘멈춤’ 버튼을 누르는 것이야 말로 스스로를 다독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니까. 라이트풀을 둘러싼 자연과 공간이라면, 말그대로 하릴없이 멈춰도 좋을 긴 호흡의 시간을 만들어 줄 거다.
이곳에서 사색을 가지는 방법은 간단하다. 2층의 테이블에 앉는다. 시디를 고르고, 헤드폰 너머 흘러나오는 사운드에 귀를 기울인다. 눈을 감고 전자 사운드와는 다른 아날로그 음률의 안내를 따라간다. 미세한 음정의 주파수가 포착되기 시작했다면, 바로 그 지점이 깊은 몰입의 초입이다. 그곳에 잠시 머무른다. 그리고 비워낸다!